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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신홍, 괴수로 빚은 도자 작업실

예신홍(葉信泓)은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을 작품으로 옮기는 대만 작가다. 그는 손으로 둥글고 익살스러운 입체 괴수를 빚고, 물먹인 붓으로 수묵화 같은 괴수를 그린다.

대만 예술대학 수묵 창작 전공 출신인 예신홍은 초기에는 소녀 풍의 일러스트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5년 디자이너 토이 공모전 금상을 수상하면서 종이점토에서 도자, 나아가 청동 조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예신홍 작업실의 도자 괴수 작품

그의 괴수는 기묘하면서도 귀엽다. 최근에는 청동으로 만들며 형태가 커지고 질감이 단단해졌다.

예신홍의 작품은 웃음을 자아낸다. 작가는 스스로를 괴수와 동일시한다, 괴수는 곧 그의 또 다른 자아다.

예신홍의 초기 일러스트 작업 모습

예신홍의 비밀 작업실

예신홍은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한 발 비켜선 관찰자로 설명한다. 필명 아렐(A-Lei)은 일본어 발음에서 따온 것으로, 대상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의미다.

그는 당초 일러스트로 활동했지만 수입은 불안정했다. 결국 저비용의 종이점토로 입체 공예를 시도했고, 그 결과가 상업적 성공의 출발점이 되었다.

예신홍의 도자·공예 작업 도구

그는 수묵의 선을 좋아하지만 초기 일러스트는 수묵과 거리가 있었다. 이후 도자 작업으로 옮겨오며 수묵적 감각을 입체에 적용했다.

예신홍의 도자 괴수 클로즈업

도자에서 청동으로, 재료가 바꾼 표현

예신홍은 도예를 접한 뒤 손의 감각으로 작업하는 것을 즐기게 됐다. 그는 도자를 “온도가 있고 생명력이 있다”고 표현한다.

예신홍의 소녀풍 일러스트 예시
아렐 시절의 소녀풍 일러스트.

도자 유약의 색과 구움 온도는 제어하기 어렵다. 예신홍은 여러 겹을 쌓고 표면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층과 질감을 만든다.

예신홍의 도자 작업 장면

최근에는 작품을 야외에 설치하기 위해 청동으로 확장했다. 청동은 부식과 산화 과정을 거쳐 독특한 표정을 만들고, 대형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상에서 탄생한 괴수의 정체성

예신홍의 괴수는 종종 사람의 내면이나 사회적 주변인을 은유한다. 그는 스스로를 “눈에 띄지 못했던 한 줌의 존재”로 비유했다.

예신홍은 가난과 불안, 그리고 여행에 대한 갈망을 괴수의 형태로 표현한다. 날개 달린 괴수는 그가 갖고 싶은 자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예신홍의 괴수 조각 전경

그의 작업은 결국 외부 기관의 주목을 받았다. 푸본 예술재단의 초청 전시으로 그는 보다 공적인 무대에 서게 되었다.

2021년 칸하이 미술관 외벽에 설치된 대형 괴수
2021년 칸하이 미술관 외벽에 설치된 대형 괴수.

특히 2021년 핑둥의 칸하이 미술관(看海美術館)에서 열린 개인전 ‘춘강수월야’에서 대형 인플레이터블 작품이 지붕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전시는 그의 조형적 욕구, 즉 ‘크기’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수묵으로 돌아온 괴수

한편 예신홍은 본래 수묵의 세계로 되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괴수 이미지를 수묵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표현을 실험한다.

예신홍의 수묵 괴수 작품

수묵을 다시 시도하면서 그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교사나 관습의 제약이 없어진 상태에서 비로소 자신만의 수묵적 괴수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작업은 주로 밤에 진행된다, 종이를 깔고 먹을 갈며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이 그에게는 하나의 의식이다. 수묵은 조용하고 내밀한 표현이다, 그는 그 점을 즐긴다.

예신홍의 수묵 작업 풍경

창작의 원동력은 유머와 솔직함

짧은 인터뷰 동안 예신홍은 작품의 핵심으로 ‘즐거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즐거워야 작품이 생동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창작에서 ‘아이다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솔직함을 잃지 않고, 타인의 모방에 머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신홍 인터뷰 장면

예신홍은 고향과 군 복무, 도시 간 이동이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비가 자주 오는 지룽(基隆)의 안개 낀 풍경은 그가 꿈꾸는 ‘괴수 미술관’의 기후적 배경이 되었다.

예신홍의 작업실 외부 풍경, 안개 낀 산골

그는 안개와 비가 괴수가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업실은 도심에서 떨어진 산골에 있어, 숨기기에 적합한 은밀한 환경이다.

Producer: Mimi Kong
Interview & text: Kary Poon
Photographer: Wei
Video Edit: Kason Tam & Alvin Kong
Design: Alvin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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